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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
“나는 내 조국 아일랜드의 정신의 역사를 엮어 내고자 했다.”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은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새로운 기술방식으로 당시 문단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현대 문학의 한 지표를 세운 작품이다. 총 15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단편집은, 더블린이라는 도시의 사람들의 마비(무기력), 타락, 죽음을 윤리적 관점에서 묘사해 들어가면서, 주관적인 동정심과 객관적인 냉정함을 균형 있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외부적으로는 현실적인 강제와 내면적으로는 도덕적 타락으로 인한 무기력하고 마비된 더블린 사람들의 삶이라고 하는 이 소설의 핵심 주제는, 끊임없는 외부적인 힘의 간섭과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입지를 확립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상당히 흥미 있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된다.
제임스 조이스의 첫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 런던에서 발간될 당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성직 매매, 남색(男色), 술주정, 아동 학대 및 여성에 대한 폭력, 도박, 매춘, 갈취, 자살 등 인간들의 볼썽사나운 행동들을 노골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조임스 이전에도 19세기에 ‘있는 그대로를 모두 드러낸다’는 자연주의 프랑스 문필가들이 있었지만,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만큼 분명하고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드러낸 작품은 없었다. 제임스 조이스는 파격적인 문체로 현대 문학에 큰 획을 그었는데, 특히 이 작품은 조이스 후기 작품 『율리시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체의 토대가 된 소설이다. 자신이 설정한 등장인물을 윤리적 관점에서 묘사해 들어가면서, 주관적인 동정심과 객관적인 냉정함을 균형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균형 감각을 통해 사실적인 단면과 정서적 공감이 동시에 잘 드러나고 있다. 『더블린 사람들』은 문학사적으로 의의가 깊은 작품이다. 작품 속에 나타나는 더블린 사람들의 기회적이고 모순적인 삶을 통해 영국 역사와 세계사 속에서 식민지적 지배를 당하고 있는 아일랜드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20세기로 전환되던 시대에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된 나라로 전락했었다. 정치적으로는 신교도 국가인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종교적으로는 구교인 로마 가톨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아일랜드의 이중적인 정치, 종교 환경이 작품 속 인물들에 잘 투영되어 있다. 이 소설의 핵심주제는 ‘마비(무기력)’, ‘타락’, ‘죽음’이다. 자율적인 정신과 활력을 잃어버린 불구의 더블린을 묘사하면서 도덕적, 윤리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죽음으로 상징되는 패배감과 무력감에 찌들어 회생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식민지 아일랜드의 운명을 시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미중유의 재앙을 초래했던 세계 대전이 일어난 해에, 더블린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소위 서구 문명으로 대변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더블린 사람들(Dubliners)'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