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로 세상을 보자! 14세 소년이 극장에 갔다. 아이는 영화에서 무엇을 봤으며, 무엇을 얻었을까? 그저 재미있게 2시간을 놀고만 왔을까. 아이들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생각과 느낌으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다면 부모가 먼저 “영화는 그저 오락”이라고 생각하고, 또 영화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영화를 볼 줄 모르면 아이도 영화를 볼 줄 모른다. 영화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와 인간, 사회와 역사, 과학과 예술 등을 영화는 다양한 모습과 시선으로, 때론 가장 사실적으로, 때론 판타지를 통해 그린다. 그리고 영화만큼 그것에 민감한 예술도 없다. 때문에 영화야말로 '인간과 세상을 보는 소중한 창(窓)'인 셈이다. 영상세대들이 영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는 일이야말로 독서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14세 소년, 극장에 가다>는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치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아이와 함께 극장에 앉아 좋아하는 영화, 재미있어 하는 영화, 꼭 봐야 할 영화들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책이다. 영화를 즐겁게 보면서, 아이와 아빠 엄마는 끝없이 질문하고, 생각한다.
▶ 왜 14세 소년인가? 14세는 인생에서 '사춘기'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그 시기에 문화적 취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아이가 특정 문화를 경험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것을 선택하지 못한다고 한다. 만약 이때 고전문학을 접하지 않으면 커서도 그것을 읽지 않으며, 클래식을 이해하고 듣지 않으면 영원히 클래식음악은 멀리한다는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여서 할리우드 오락물만 보면 평생 예술영화는 보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다. 생각과 마음을 통해 스스로 취향의 폭을 넓혀야 한다. 취향을 폭 넓게 갖는 것은 문화를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능력인 동시에, 지식과 교양, 생각과 가치관을 넓고 깊게 만드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깊이 있는 탐구와 시선으로 인간과 사회와 세상을 찾아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그러자면 부모들부터 영화 보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영화를 보면서 끝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왜 저렇게 표현했나? 감독은 무엇을 어떻게 말하려는 것일까? 내가 감독, 배우라면 어떻게 했을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꼭 그 얘기밖에 없나? 그 순간,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나 시간 죽이기가 아닌 생각과 논리와 토론의 마당이 된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도 물어보라고 한다. 영화를 보러 갈 때도 같은 질문을 하길 권한다. 그러면 아이 역시 자신도 모르게 생각을 굴리며 영화를 본다는 것이다.
▶ 14세 소년의 아빠가 쓴 책! 오랫동안 일간지 영화전문기자로, 영화평론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역시 14세 전후인 두 아들을 위해서이다. 그냥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있다'는 한 마디, '왜'라고 물으면 '그냥' 이라는 대답을 듣고서 어떻게 하면 정말로 재미있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는 눈과 마음과 생각을 길러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왔다. 영상시대라고 하면서 영상미디어교육으로서 '청소년들 영화보기'를 위한 글이나 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도 쉽지 않고, 또 영화 보는 방법이라는 게 무슨 요리 만들기처럼 하나의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 역시 특별한 영화보기의 공식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고 앞으로 영화를 보고, 영화로 대화하고, 영화를 통해 논리와 생각을 키우는 소중한 안내자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