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연못가나 물 흐름이 거의 없는 개울가에 가면 작은 잎들이 뭉쳐있는 개구리밥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봄철에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던 것이, 한여름이면 엄청 불어나 연못을 초록빛으로 물들이지요.
손가락 끝에 개구리밥을 올려놓고 살펴보면 자줏빛을 띈 잎 뒷면에 납작한 두 개의 주머니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주머니에서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된 채 새잎이 돋아납니다. 개구리밥은 원래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지만 그 기능이 퇴화하여 이것들을 보기란 매우 힘듭니다.
가을이 깊어 가고 날씨가 쌀쌀해지면 그 많던 개구리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듬해에 어디서 생명의 새싹이 움트는 것일까? 새잎을 만들어 내던 주머니에서 2mm 크기의 동그란 겨울눈을 준비합니다. 이것이 물속에 가라앉았다가 이듬해 떠올라 새싹을 틔우는 것이지요. 덧없는 인생을 부평초 즉 개구리밥에 빗대기도 하지만, 나는 작은 것의 위대함을 엿보는 듯합니다. - 작가의 말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