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실패한 아빠를 따라 솔뫼골로 내려온 석이는 낯선 시골 생활이 힘겹고 못마땅하다. 친구들에게조차 ‘겁쟁이’라고 놀림을 받는 석이 앞에 스스로 석이네 집 식구들을 지키는 ‘지킴이’라고 밝히는 커다란 구렁이가 나타난다. 구렁이를 따라 간 솔뫼골 지킴이들의 회의에서, 석이는 사람들이 떠난 빈 집을 지키는 지킴이들의 고뇌에 가득찬 목소리를 듣는다. 또 빈 집을 지키는 장독들과 못 쓰게 된 농기구들이 저마다 제 역할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것도 알게 된다. 지킴이들, 그리고 장독과 농기구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석이는 학교 안에 농업 박물관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많은 이들의 협력으로 드디어 박물관이 개관을 한다. 한편, 수명이 다해가는 석이네 지킴이는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을 지켜 달라’는 당부를 남긴 채 모습을 감추고, 석이 아빠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 일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친구들과의 소중한 우정을 찾은 석이는 이제 솔뫼골 지킴이로서 당당히 걸음을 내딛는다.
온갖 생명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이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 빼어 놓을 수 있는 생명이 없단다.”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는 생명을 죽이는 일에 더 열중하고 있는 듯한 이 시대에, 반칠환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더불어 사는 생명 의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지킴이’는 가장 혐오스런 동물조차 소중한 동반자로 생각했던 옛 사람들의 생명 의식을 돌이켜 보게 하는 중요한 단초이다. 서울에서 살다가 솔뫼골로 이사 온 석이가 겪는 소중하고 놀라운 체험들이 현실과 환타지 세계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한편, 겁쟁이 석이가 서서히 진정한 용기와 가치있는 삶에 대해 깨달아가는 성장 동화이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환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