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겸손이 이룬 해학 김종완
1부
나를 위로하다
포구 전망대에 살다
삼식아, 제발 죽어다오
분갈이
푸들에게 보내는 연서
수족관 물고기
한복 유감
프라다코트를 입은 바보
늙은 핸드백
품위유지비
아메리카노 Americano
2부
아내의 생일 꽃
불륜을 끝내다
서툰 귀빈
짝
불편한 자존심
토마토 세 개
곁가지
보석에 500만 원 투자하기
난타
라스베이거스의 밤
3부
미암일기
새색시와 홍시바가지
빈집
나는 당신의 딸이 될 수 없었습니다
상추
팥빵
향
명자꽃
4부
1억 원도 못 되는 선물
공짜는 없다
어미는 죽었다
쥐를 위한 노래
곰탱이 놀이터
어머니와 종이바구니
쑥개떡
조각배
5부
다이어트
봄비
속살
라벤더 향기
그녀 떠나다
숄을 꺼내며
실없는 약속
6부
에세이스트 57호 문제작가, 김범송의 특집글을 읽고 한복용
김범송의 [한복 유감]을 읽고 이상국
사랑하기와 사랑받기의 함수관계 윤성근
내가 이해한 것은 무엇이며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여류 수필가로선 최초의 해학수필집이다. 저자 김범송은 어떤 심각한 경우라도 결국은 웃고 마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인데, 타고 났다고 하기엔 그의 삶의 궤적이 심상치가 않다. 딸 넷인 집안의 셋째딸로 태어나 있는 듯 없는 듯 별 존재감을 찾지 못한 채 성장했다는 그가 칠형제 집의 종부가 되어 존재감이 확실할 수밖에 없는 위치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간조건의 양극을 자연스럽게 아우르며 관조자 혹은 통찰자로서 글을 썼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라도 낮춰 보거나 무시하지 않는 속 깊은 마음의 경지가 독자를 편안하게 하면서 독자 또한 삶의 새로운 관찰자가 되도록 슬며시 이끌어주는 것이다.
저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자기성취의 결여에서 오는 쓸쓸함이 아니라, 그 자신의 살아온 내력을 다시 한 번 짚어보려는 노력, 다시 말하면 기왕에 주어진 일회적인 삶, 그 환경과 조건을 다시 응시·관조하면서, 그 이해의 과정을 자신에게 깊이 새겨 넣기 위한 노력에 가깝다. 그에게 글을 쓰는 일은 지순한 인생공부이면서 동시에 자기에게 부과된 생의 의무에 대한 끝없는 수행정진이다. 그에겐 섭섭한 사람도 원망스런 사람도 미운 사람조차 없다. 그런 생이 어떻게 가능한가? 얘기만 들으면 위선일 것 같다. 그런데 그녀의 글을 읽다 보면 현실 속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와 마음자세가 뚜렷이 보인다. 글의 소재는 일상 속의 가족이고 이웃이며 친구인데, 그들과 부닥침을 들여다보는 작가는 글 속에 등장하는 화자와 별개의 인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디자인하거나 분장시켜 글이란 무대에 올릴 줄 모른다. 모든 물상에서 인간의 모습을 오버랩시키는데 그가 그려내는 인간군상은 어려움에 처해도 크게 절망과 슬픔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여느 사람들보다 더 건전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꾸려가는 낙천성을 지니고 있다.
저자 김범송의 문학에서 궁극의 목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는가? 여기서 이런 일에 관여된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며 내가 이해한 것은 무엇이며 또한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자기를 끊임없이 객관화시키려는 노력이 이 책 전반을 아우른다. 읽다 보면 독자 또한 관계의 그물망에 놓인 인간으로서 자신의 위치와 주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다시 점검하게 될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