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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장 탁월한 수필가들은 누구인가?
선가禪家에선 예부터 천재적인 개인이 긴 시간 동안 초인적인 수련을 통해서 궁극의 세계에 이르렀던 일화들을 전한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수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화엄華嚴의 세계는 다르다. 그날이 오면 한 사람만의 해탈이 아닌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했다.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라 흐드러진다. 어찌 들판의 모든 꽃들이 일제히 피기야 할 것인가? 맨 처음 어느 하나가 필 것이고, 그러면 그것에 자극 받아 또 하나가 필 것이고, 그러면 그에 자극받아 또 다른 것들이 필 것이고, 이렇게 하여 기하급수적으로 피어 온 천지가 방창方暢하리라. 바로 지금 그 꽃들이 여기저기에서 피기 시작했다.
'에세이스트'는 따르고 흉내내야 할 선생이 없다. 모두가 강강수월래하듯 서로 손잡고 돌면서 누군가 선창하면 다 같이 받고, 그러다 선창자가 좀 지쳐 보이면 또 누군가 다시 이어받아 선창하고, 받아 선창하고, 받아 선창하고 …, 그래서 모두가 선창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한 발자국 진화하면 얼마 안 있어 모두가 한 발자국 진화하고 만다. 나는 '에세이스트'의 이 유연하고 자유롭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참 좋다. 내가 '에세이스트'의 일원이라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
아들아, 나의 아들의 아들아, 그리고 그의 아들아. 21세기의 초입, 인간이라는 종이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드디어 종의 생사가 기로에 선 절대절명의 위기의 때에, 그 어떤 사람들이 있어 '에세이스트'라는 아름다운 조직을 만들어 새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기 시작하였나니, 그리하여 인간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해하고 사랑하게 되었나니, 그리하여 지구라는 별을 지켜냈나니….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