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작업 스케치
1. 언제나 그리운 이들
아버지
어머니 방
외갓집 가는 길
봉숭아 꽃물
엄마 손 약속
엄마 무릎
울 엄마 젖
누나와 나
할머니
밤중에
고향집
2. 아득한 나날들
기찻길
역전
포장마차
해질 무렵
어머니
신문팔이 아이
시장 골목
구공탄
광순이 도시락
언니
3. 기다림의 날들
고드름이 있는 풍경
썰매
우리 집
대장간
희망이발관
물지게
군고구마
새벽 대합실
화실
저녁 한때
기다림
새 고무신
▶ 잃어 가는 우리 ||^마음의 고향||^을 되찾아주는 인형 작품집
두 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박만이 넘는 관객들에게 즐거운 미소와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던 이승은·허헌선 씨 부부의 인형 작품 ||^엄마 어렸을 적엔…||^ 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못생겨서 앙증맞고 귀여운 헝겊 인형들 그리고 놀라운 기억력과 섬세한 작업으로 재현해 낸 소품들을 통해 5, 60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복원하고 있는 작품들을, 서정적이고 정감 있는 글과 함께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단칸방에서 빨간 내복을 입고 잠든 아이들, 알전구에 구멍 난 양말을 끼워 깁고 있는 어머니, 새끼줄에 간고등어를 묶어 들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버지, 겨울 찬바람 속에 신문 사라고 외쳐 대던 신문팔이,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던 동네 이발관, 물지게를 지고 줄을 서던 공동 수돗가, 기찻길과 역전과 새벽 대합실… 이렇듯 이 책에 그려진 지난날의 풍경들을 이름 부르다 보면, 부부 인형 작가가 진정으로 복원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들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잊고 있었던 지난 시절의 고통과 슬픔들, 그럼에도 이 세상 살아가는 일이 늘 고달픈 것만은 아님을 깨우치던 훈훈한 인정들, 가난 속에서도 넘치던 생의 활기. 「엄마 어렸을 적엔...」이란 타임머신을 타고 간 세상에서 우리는 이런 것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과거의 풍습을 기록해 놓은 역사책을 보듯 이 책이 보여주는 모든 정경을 꼼꼼히 다시 헤아려볼 수도 있고, 오래된 가족 사진첩을 넘기듯 온갖 추억을 불러모아 볼 수도 있다. 또한 이 책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세대에 대한 헌사이며,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순 국내산 동화이기도 하다.
▶ 그때 그 시절이 살아서 돌아온 것만 같은 이야기
어린 날으 그립던 사람들과 잊혀져 간 정경들, 따뜻하면서도 눈물겨웠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승은·허헌선 부부의 인형과 인형이 사는 공간들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가 감탄했다. "그래, 우리 어릴 땐 저랬어"라며 눈시울을 붉히는가 하면 "어떻게 저렇게 똑같이 만들었을까" 라며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저게 조개탄을 때는 무쇠 난로란다"라며 아이들 손을 붙잡고 일일이 설명해 주는 부모들도 있었다. 전시장의 그런 풍경들이 말해 주듯 이 책은 온 가족, 친구들, 이웃들에게 사라져 버린 유년에 대한 마음 저린 향수를 일깨운다. 가난하고 옹색햇지만, 추운 줄 모르고 겨울 논에서 썰매를 타고 단칸방에서 형제들과 티격태격하며 만화책을 읽고 기찻길에서 해 저무는 줄 모르고 놀던, 어린 시절의 기쁨과 아쉬움과 꿈을 다시 만나면서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찾는다. 이룬 것들을 누리기에 바빠 그리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욕심만으로 버거워, 쉽게 잊고 살았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애틋한 눈물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게 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