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도우미 접수
호랑이 님과 영숙 씨
겁 없는 차동명
출렁출렁 경진이 뱃살
뻥쟁이와 거짓말쟁이
엄마의 믿음
오줌싸개 게임왕
재설이의 눈물
조폭, 이마리
바닷가에서 생긴 일
특별한 소원
세상에 이런 일이
달려라, 펭귄
펭귄을 하늘 높이 날게 해 준 친구들
우석이는 관절구축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관절이 굳어 뒤뚱뒤뚱 걷는 우석이의 곁에는 엄마가 항상 함께 있습니다.
우석이는 고민이 참 많습니다. 자신의 병인 관절구축도, 늘 우석이만 따라다녀야 하는 엄마도, 짝짝이로 달린 새알도, 마리를 짝사랑하게 된 것도 걱정입니다.
고민 많은 열두 살 우석이의 새 담임선생님은 김광명 선생님입니다. 김광명 선생님은 우석이를 특별하게 대했던 다른 선생님들과 달랐습니다. 선생님은 갑자기 엄마에게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하더니, 우석이 도우미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반강제로 도우미가 된 친구들은 축구 왕 동명이, 부처님 현묵이, 공부벌레 형민이, 돼지사촌 경진이, 뺀질이 재설이입니다.
엄마와 우석이의 걱정과는 달리, 불안하고 외롭게 시작했던 우석이의 홀로서기는 다섯 친구들의 도움으로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합니다.
우석이를 아픈 사람이 아닌 '친구'로 여기는 아이들은 우석이를 펭귄이나 오줌싸개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친구들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축구공을 차기도 하고, 친구들과 찜질방에 가 볼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친구들이 우석이 자전거 뒤에 짝사랑하는 마리를 앉혀 주었을 때는 하늘을 날아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이 있다면 앞으로 남은 두 번의 수술도, 짝짝이 새알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우석이의 이야기
[펭귄 날다!]는 이성자 선생님이 만난 우석이와 우석이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우석이의 병문안에 와서 자신들이 도우미라 자랑하는 친구들의 유쾌함과 따듯함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아픈 친구와 손을 잡고 골인 지점에 들어 온 친구들의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경쟁' 보다 '함께'의 가치를 알려주는 사진이었습니다.
우석이와 우석이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를 위해 조금 느리게 걷고, 실수로 오줌을 싸 버린 친구를 씻겨주며 엄마처럼 잔소리를 합니다. 도우미가 필요한 친구에게 중학교에 가서도 자기가 도우미를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왜냐하면 친구는 함께 어우러질 때 더 멋진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지만 우석이의 아픔만 그저 겉으로 드러나 있다고 생각하는, 어쩌면 어른보다 철이 든 아이들. 우석이와 친구들을 통해 배려와 나눔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인내와 용기, 그리고 우정을 생각하며 - 작가의 말
작년 겨울, 잠시 대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나보다 먼저 입원해 있던 우석이라는 아이를 만났지요. 내가 보기에 우석이는 아주 힘든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도 싱글싱글 웃으며 내게 수수께끼를 맞춰 보라고 먼저 말을 걸었어요.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엄마로부터 우석이가 관절구축을 앓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뼈마디가 부서질 것처럼 아플 텐데, 겨우 열두 살인 우석이는 잘도 참아냈어요. 나는 손가락 끝만 다쳐도 엄살 부리는 겁쟁이인데 말예요.
어느 날, 우석이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는데 모두가 도우미라고 자랑하는 거예요. 도와주기는커녕 떠들어대고, 까불고, 선생님 흉을 보기까지 했어요. 어찌나 웃기던지 우석이와 나는 아픈 것도 잠시 잊을 수 있었지요.
문득 친구의 가방을 들어 주는 것도 도와주는 일이지만, 외롭고 힘든 친구 곁에서 함께 떠들고 웃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도우미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돌아간 뒤에 우석이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글쎄 자전거 뒤에 여자 친구를 태우고 달리는 거래요. 정말 어려운 일 같은데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우석이가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예뻤는지 몰라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우석이의 인내와 용기, 도우미가 되어 준 친구들의 가슴 뭉클한 우정이 있다면 모두 다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오래도록 우석이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수첩에 적어두었던 전화번호를 찾아내 연락을 했지요. 고맙게도 우석이와 나는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물론 우석이 아빠와 엄마도 만나게 되었지요.
우리는 우석이의 이야기를 동화로 쓰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우석이는 물론 세상의 아픈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도우미 친구들의 우정도 자랑하고 싶었어요.
이 동화를 읽는 여러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을 거라 믿어요.
아픈 어린이들이 건강해지기를 기도하며
2015년 11월 이성자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