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아 표준보육과정령>만 3~5세>예술경험>예술적 표현>미술활동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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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큰비로 엄청나게 불어난 계곡물을 본 적이 있나요? 콸콸콸 굽이쳐 흘러내리는 그 물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느라 가쁜숨을 몰아쉴 때, 문득 어디선가 맑은 새소리가 들려 온다면 어떨까요? 너무나 상쾌해서 아픈 다리가 말끔히 낫는 듯하겠죠? 이렇게 시원한 물소리와 맑은 새소리를 항상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새를 잡아다 조롱에 다둬 두지 않고, 꽃가지를 꺾어다 병에 꽂지 않고도 말예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그림으로 그려서 두고 보았어요. 아름다운 산과 물이 어우러진 그림을 보며 물소리와 산내음을 떠올리고, 꽃가지에 새가 앉은 그림을 보며 꽃내음과 새소리를 생각했던 것이지요.
우리 나라 산과 들과 강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워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푸근하고 편안해져요. 그렇게 우리 나라 산과 들의 참모습을 그려 낸 그림을 ||^진경 산수화||^라고 해요. 그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마치 그 그림 속에, 자연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마음을 품게 되지요. 개울물에서 채소 씻는 아저씨를 그린 그림을 보노라면,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맑고 차갑게 흘러내리는 물살을 느낄 수 있지요. 말을 타고 가다가 문득 멈춰 서서 버드나무 가지를 올려다보는 그림 속의 아저씨는 무슨 소리를 들었을까요? 꾀꼬리 두 마리가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숨어서 소리를 냈던거예요. 그 그림을 보노라면 마치 우리가 말 타고 가던 아저씨가 되어서, 또는 말을 몰던 아이가 되어서 그 꾀꼬리 소리를 듣는 것만 같아요. 쏟아지는 폭포를 보면, 아무리 큰 소리라도 다 삼켜 버릴 듯해요. 그림에서 자연의 거대한 힘을 느끼게 되지요.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그림은 또 어떻고요? 처얼썩, 파도 소리에 섞여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가 들려요. 너른 바다를 보니 마음이 후련하지요?
이제 그림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거예요. 그림 속에 마음을 주면, 그래서 그림 속에 들어가 보면 그림을 느낄 수 있어요. 마치자연 속에서 느끼듯이요.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