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이 가장 깊은 동물은 무엇일까요? 하고 수녀님이 애들에게 묻자 모두들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러자 수녀가 답을 말해주었습니다. '그것은 토끼예요. 토끼는 신부님들이 기도를 바칠 때처럼 입을 우물우물하고요. 뒤로는 새까만 묵주 알을 마구 내놓거든요' 이 책은 이와 같이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배꼽 잡는 에피소드 654개가 각분야별로 엮어져서 우리들에게 웃음 폭탄의 활력소를 터뜨려주고 있다.
이 책이 어느 수녀원의 화장실에 놓이자 수녀원 화장실이 항상 '만원'이었고, '오래 사용 중'이어서 문제가 컸다는 얘기가 저자에게 전해질만큼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짜릿한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다. 비록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코믹을 풀어놓았지만 종교인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웃음의 공감대를 똑같이 느낄 수 있으며 짧은 시간에 짜증과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고 농담 속에 담긴 진리를 새삼스럽게 되새겨 주고 있다.
이 책은 현재 경남 통영의 북신동 본당 주임신부인 구병진 신부가 14년동안 틈틈이 <경향잡지>에 연재했던 것을 사제서품 30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출간한 책이다. '그리스도인은 결코 땅만 굽어보며 사는 존재가 아니라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갖고 땅의 차원을 넘어 하늘을 바라보며 웃음과 여유, 농담과 해학, 익살과 기지로 인생의 모든 고통과 슬픔, 허무와 무상을 이겨나가는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유일하게 웃을 줄 안다고 하니, 결국 하느님도 우리처럼 웃으시는 존재가 아닐까?
혹시 하느님도 우리가 머리로만 그리는 그런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의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인간적인 하느님'이실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스도교는 본질적으로 구원에 대한 다이내믹한 기쁨(복음)이 그 특징이다. 이 다이내믹한 기쁨은 곧 살아 있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에서 그의 인격적인 삶인 믿음, 희망, 사랑에서 우러나오게 된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쁨과 웃음과 여유를 상실한다면, 이는 우리가 복음의 진수를 살지 못하고 있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답답한 세상에 스스로 신선한 산소가 되기를 바란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