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1. 국수를 죽이라 우기는 까닭은 - 광주 팥죽
2. 엿 먹은 날 - 창평엿
3. 못생긴 계집애 같은 - 강릉 삼숙이탕
4. 정은 남겨두고 추억은 가져갈게 - 홍천 삼겹살 화로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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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1. 내 생애 첫 여행지 - 여수 부각과 갓김치
2. 냉수 마시고 속 차리다 - 남양주 고로쇠물과 몽골 음식
3. 별미와 상견례 하다 - 제주 전복죽과 오겹살
4. 가짓수는 뭘라고 시었싸 - 보성 한정식, 청풍 수수부꾸미, 횡계 오삼불고기
5. 용왕님의 수라상 - 거문도 몰국, 여수 장어탕과 해물한정식
6. 봄날은 갔다 - 삼척 곰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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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1. 오래된 숲과 마주한 밥상 - 함양 콩잎곰국과 인산 죽염
2. 길을 잃은 두려움 혹은 즐거움 - 인제 송어회
3. 신선들의 놀이터, 부드러운 휴식 - 선유도 해물죽과 군산 게장백반
4. 웅녀가 먹던 밥 - 단양 마늘솥밥
5. 고슴도치 밥이 되다 - 부안 바지락죽과 곰소 젓갈정식
6. 좋은 맛을 찾아 굴비하다 - 영광 굴비와 전주 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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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1. 바람아, 석달 열흘만 불어다오 - 울릉도 따개비밥과 약초해장국
2. '갓도 갓나름' 산중 고기반찬 - 양양 갖은 버섯
3. 그리운 새비야 - 서해안 대하
4. 맛을 복습하다 - 고창 풍천장어
5. 참게야 전어야 잘 가라 - 광천 토굴새우젓과 서천 전어
6. 시간과 달리기 하다 - 순흥 묵밥과 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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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1. 여우야 여우야 모하니 - 임진강 참게장
2. 온 마을이 순대 속으로 들어갔다 - 천안 병천 순대
3. 세월아, 난 밥 먹고 갈란다 - 서산 게국찌
4. 진실은 따뜻하다 - 인사동 대추차
왜 제목이 <맛이 통하면 마음도 통한다>인가
나홀로 여행을 떠나 시장기를 달래러 들어선 식당에서 “혼잔데 식사됩니까?”라고 물어야 했던 사람은 그 의미를 안다. 혼자 가는 여행은 뜻 깊고, 둘이 가는 여행은 맛 깊고, 셋은 너무 요란해서 맛에 몰입할 수 없고, 넷은 다른 셋의 눈치를 살펴야 해서 음식을 즐기기 어렵다. 고로 맛 기행은 둘이어야 하고 둘은 마음 통하는 단짝이라야 한다.
-발이 무거워진 나그네 앞에 놓인 한 그릇의 밥이 때로는 사람보다 나은 위안을 준다.
-맛있는 것을 앞에 두면 그리운 사람이 떠오른다.
-둘이 먹으면 두 배로 맛있다.
음식남녀가 들려주는 길 위의 식사
음식+여행+추억이 어우러진 이 에세이의 주인공은 각 지방의 제철음식, 조연은 ‘그와 그녀’다. 여행작가인 남편(허시명), 소설가인 아내(박자경)는 계절별로 지방의 대표 음식이거나 혹은 소리 없이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 묵새긴 음식을 찾아 맛 사냥을 떠난다. 가끔씩 이 여행길에 어린 두 아들이 엑스트라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와 그녀는 맛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는 ‘길 위의 식사’를 영상에세이로 남겼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꽃구경에 넋을 잃었다가 금세 돌산 갓지(갓김치)에 군침을 흘린다. 방태산 계곡 맑은 물을 보면 탄력 있고 부드러운 송어회가 떠오르고, 단풍구경 대신 석쇠 위에서 양송이, 더덕 익는 모습에 취한다. 김장김치가 시어질 때쯤이면 게장 진국으로 간을 맞춘 김치찌개 ‘게국찌’에 허리띠를 푼다.
한 그릇의 음식을 앞에 두고 퍼올린 풍부한 상상력, 맛의 깊이를 더해주는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그 맛을 만들어낸 정겨운 사람들 이야기에 어느새 나그네의 발걸음은 느려진다. 이때쯤이면 총총걸음으로 지나가는 세월에게 이렇게 큰 소리 친다. “세월아, 난 밥 먹고 갈란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