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10년... 그리고 욕심
재산 100억... 느낌이 없어요
돈 흐름을 제대로 짚는다
끝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 건...
CEO는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자리
무모한 도전정신
인생 배낭에 돈 빼고 자유 담았다
CEO의 거울과 창문
월가 큰손의 만만치 않은 한국 적응
발로 뛴 25년의 열정
29년 한 우물 삶
나는 직업이 CEO
가난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
범생이의 해병대식 환골탈태
변화를 추구하는 진정한 보수
남보다 빠른 성공과 꿈틀
타고난 영업통의 핸드폰
달리면서 배우는 마라톤 CEO
활자광의 머리 비우기
....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는 흔히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선대가 일으켜 세운 회사를 물려받은 케이스. 그리고 두 번째는 스스로 CEO의 자리에 오른 자수성가형. 이 책은 두 번째 유형의 CEO 32명을 다룬 책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낯익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은 여기에 없다. 그 대신 고생 끝에 정상의 자리에 오른 만만찮은 한국형 CEO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순수 샐러리맨 출신으로 스물여덟에 국내 최연소 은행지점장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고 서른여덟에 CEO가 된 도기권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상고 졸업 학력으로 동양 최초의 본사 임원이 된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 전쟁고아의 아픔을 딛고 경기 중.고교 6년 수석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MIT 박사를 거쳐 정무장관, 과학기술처장관,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태섭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 등이 그들이다. 또한 원칙을 고수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독서광 CEO,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과 뉴욕 세계무역센터 9.11 테러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 위성복 한국CFO협회 회장 등의 이야기가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함께 실렸다.
이 책에 소개된 CEO들은 대부분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 출신이 태반이다.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가난과 좌절을 종자불 삼아 삶의 열정을 불태웠고 결국은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 책은 이들 성공한 CEO의 오늘이 아니라 성공을 가능케 한 과거에 초점을 맞추었다. 때문에 CEO의 화려함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젊은 날의 좌절에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저자는 책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인터뷰를 하러 갈 때 절대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왜 넥타이를 거부했는가. CEO의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지만 독자들도 그럴 것이라 믿었다. 그들의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기껏 1~2시간의 인터뷰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안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했다. 그들이 쓴 책을 미리 보고, 기존의 인터뷰를 모아서 숙독했다. 회사 홈페이지와 CEO 홈페이지도 수없이 방문했다. 동료 기자들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얻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인터뷰 콘티를 짰다. 그러나 콘티대로 만남을 진행하려면 상대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그 쪽에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인터뷰는 곧 딱딱하게 경직되곤 했다. 넥타이를 푼 내 허술한 옷차림은 그러니까 콘티를 보조하는 무대의상인 셈이다. 상대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나의 급소인 목을 노출시킨 것이다.?
급소를 노출한 전략은 주효했던 것 같다. CEO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모두 풀어 놓았다. CEO의 가슴 깊이 숨겨져 있던 내밀한 애환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CEO들의 삶과 열정, 고뇌와 용기를 소설처럼 풀어낸 저자의 역동적 필치 또한 탱탱한 긴장감을 맛보게 한다.
세상에 열정만큼 전염성이 강한 것이 또 있을까. 저자 박종인 기자는 CEO들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그들의 열정에 감염돼 체온이 1~2도 높아지는 걸 경험했다고 말한다. 이제 그 행복한 체험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숙주 삼아 CEO의 열정이란 달콤한 전염병이 한바탕 퍼지기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