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가 펼쳐 본 엄마의 그림 공책 속에는 여러 나라들의 문화사 조각들이 한 장 한 장의 그림으로 들어 있었어요. 아메리카의 인디언 역사, 프랑스의 귀족 사회 풍습, 영국의 문학, 이집트의 영혼 불멸 신앙, 그리스 로마 신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문화사적 특징, 그리고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인 이순신 장군까지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등장합니다.
각 나라별 문화 특징 사례들은 그림 한 장에 들어갈 만한, 딱 그 만큼으로 생략되어 간략히 소개됩니다. 어린이들에게 전해 주고자 했던 여러 문화의 예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게도 됩니다. 그 선정이 한 가지 기준으로 관통되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느낌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구조가 조금만 더 튼실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이렇게 짧은 이야기들과 두 쪽씩의 그림들을 통해 간략하나마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상들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세계 각 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특징적인 이야기들이 어린이 시각에 맞추어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씌어 있는 것이 돋보입니다. 또한 파스텔 풍의 수채화에 담겨진 맑은 그림들이 책을 대하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만들어 줍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