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성탄절을 앞두고 개봉된 이 영화는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 작가 리처드 커티스가 감독으로 나선 작품이다. 리처드 커티스는 이 영화 외에도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같은 흥행 작품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리처드 커티스는 1970년부터 1974년까지 수상으로 역임했던 에드워드 히이스를 보며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항상 리처드 커티스 작품에서 그래왔듯이 휴 그랜트가 주역 중 하나를 맡았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주 좋거나 아주 안좋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묘미이자 또 단점이 될 수 있는 여러 개의 사랑 이야기를 동시에 전개해나간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산만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사랑이 마음에 잔잔한 느낌과 감동을 선사해 주며 또한 복잡하지 않게 하나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사랑 이야기에는 젊은 남녀의 사랑부터 시작하여 어린 십대의 풋사랑까지 모두 이 세상에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하고도 미소를 머금게 하는 사랑이다.
한 나라의 수상으로 중대한 위치에 있지만 그 전에 평범한 한 남자로서 한 여자에게서 느끼는 매력과 사랑을 뿌리칠 수 없어 단숨에 그 사랑을 찾아가는 수상의 모습은 유치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그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것은 그 내면에 있는 평범한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열정과 용기를 엿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박수를 보내고 싶은 또 하나의 사랑은 마크의 짝사랑이다. 친구의 애인이자 아내가 된 여자를 남 몰래 사랑한 남자. 그 숨겨온 사랑을 그녀에게 들켰을 때의 그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의 사랑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은 용기를 내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는 것이다. 잔잔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배경으로 깔리며 카드에 크게 적힌 그의 사랑 고백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이다. 사랑의 아픔을 딛고 또 하나의 사랑을 찾은 제이미는 언어의 벽을 뛰어넘고 오렐리아와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역시 용기를 내어 사랑을 찾아 비행기를 탄다. 용기를 가진 자만이 사랑을 가진다는 말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준다. 슬픔을 딛고 또 다른 하나의 사랑을 찾게 되는 또 하나의 남자, 다니엘은 의붓아들의 사랑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 샘은 엄마를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작은 소녀에게 향한 마음을 어쩔 줄 몰라 고민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국내 개봉에서는 삭제되었지만 베드신 대역 배우들의 풋풋한 사랑도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사랑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랑도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인데, 바로 한 남자, 해리의 외도이다. 사랑하는 아내와의 사이에서 두 자녀를 둔 이 남자는 평범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봄직한 여자에게서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넘어가고 만다. 물론 이 영화에서 해리와 그의 사무실 직원 미아와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엔 그 관계가 너무 일시적이긴 하지만 이 역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계이다. 이 밖에 남녀의 사랑외에도 한 때 잘나가던 록가수와 그의 매니저사이의 친구간의 우정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영국 수상이 머무는 10 다우닝가이다. 수상(휴 그랜트)이 춤을 추며 내려오던 계단이나 회의실과 수상의 집무실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들을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미국식 영어 발음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국식 발음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