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국의 일등공신, 그러나 죽어 버림받은_신덕왕후 강씨
정조와 다산, 신덕왕후의 진실을 찾아 나서다
몰락한 부원 세도가의 딸
이성계와 강씨의 정략결혼
남편과 가문의 운명을 건 10여 년 만의 개경 입성
개경의 명문거족들과 사돈을 맺다
"이성계가 모름지기 국왕이 될 것이다"
위화도 회군으로 인한 고된 피난길
떠나려는 이성계, 붙드는 강씨 부인
마침내 조선 건국의 대업을 이루다
권력의 뒤안길, 그 쓸쓸한 최후
2. 지극한 내조 끝에 얻은 것은 이름뿐_원경왕후 민씨
간신, 반역자의 가문으로 유명했던, 숨기고 싶은 외가
권력과 학문의 유착
10여 년 만에 얻은 복덩어리 둘째 딸
늦은 혼인과 궁핍한 신혼 생활
내조에 힘입어 정치판에서 승승장구한 이방원
조선 건국 이후 흔들리는 이방원의 입지
정치 백수에서 최고 실세로 부상하다
1, 2차 왕자의 난 이후 마침내 왕좌에 앉다
배신과 악몽으로 점철된 왕비의 삶
3. 권력을 다 쥐고도 불심으로 불행을 막으려 했던_정희왕후 윤씨
권력형 부정축재자 윤번의 막내딸
언니의 혼처를 가로챈 11세의 당돌한 소녀
세종과 소헌왕후가 사랑한 둘째 며느리
유교 국가 조선, 그러나 불심에 기댄 왕실
역사를 바꾼 수양대군과 권람의 운명적인 인연
문종이 병약한 상황에서 불거진 수양대군의 즉위 예언
정치 기반이 약한 수양대군, 한명희, 권람이 결탁하다
거듭되는 반전 속에서 계유정란이 성공하기까지
행복 속에 찾아온 불행의 그림자
걱정과 두려움 속에 깊어가는 불심
4. 얼음미인의 얼음인생, 그리고 비참한 최후_인수대비 한씨
출중한 외모로 명나라와 조선에서 권력을 잡은 한확
엄격한 어머니를 빼닮은 막내딸
수양대군의 큰며느리, 마침내 왕세자빈의 자리에
행복 뒤에 찾아온 비극의 수렁
자녀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시아버지 세조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자녀들의 혼사
12년 만에 대비로 다시 입궐하다
윤씨 폐비 사건과 연산군 즉위, 이후의 불행한 말년
5. 환난과 복수로 점철된 한 맺힌 세월_인목왕후 김씨
궁중 비사 '계축일기' 의 주인공
임진왜란 중에 불거진 세조와 광해군의 불화
51세의 왕에게 시집간 19세의 어린 왕비
어렵고도 고달픈 국모의 자리
선조의 죽음으로 시작된 대비전의 비극
광해군과 영창대군의 비극적 운명, 그리고 계축옥사
서궁 유폐와 죽음 같은 10년 세울
인조반정 이후 뒤바뀐 운명
6. 남편과 아들, 선택의 기로에서_혜경궁 홍씨
부인과 아들의 엇갈리는 증언들
용꿈을 꾸고 얻은 귀한 딸
노론이라는 가문 배경의 빛과 그림자
아버지 홍봉한과 영조의 첫 만남
혼례와 함께 독수공방으로 시작한 궁중생활
엄한 왕실 법도와 궁중 어른들의 사랑
갑작스러운 대리청정과 아들의 출생
영조와 사도세자의 불화
남편이냐 아들이냐, 힘겨운 선택의 기로에서
뒤주에 갇혀 죽어간 사도세자의 비참한 최후
단 하나의 희망, 아들 정조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7. 종묘사직에 바친 목숨_명성황후 민씨
'매천야록' 에 등장하는 편모슬하의 막내딸
한양에서의 생활과 양오빠 민승호
흥선대원군의 며느리가 되다
첫사랑에게 마음을 뺏긴 고종
아이를 잃는 잇단 불행, 그러나 남편의 사랑을 얻다
물러가는 흥선대원군, 드디어 열린 고종 시대
영영 화해할 수 없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불화
왕비의 후원으로 권력을 잡은 외척 세력들
군사 반란과 살아서도 죽은 왕비가 된 민씨
개화와 수구의 갈등, 마침내 폭발한 갑신정변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된 비참한 최우
조선 왕비 일람
참고문헌
조선 왕실 가계도
왕비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 화려함 속에 감춰진 그녀들의 진솔한 내면을 들여다보다
조선의 왕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왕의 정실부인이자 궁중의 안방마님이었던 왕비는 절대 권력자이자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왕비들은 한평생 호강하며 살지 않았을까?’ ‘권력과 부귀영화를 지키기 위해 온갖 음모와 술수를 일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기 마련이다.
조선은 엄격한 유교 국가였다. 최고의 위치에 있던 만큼 최고의 모범을 보여야 했던 조선의 왕비. 그들의 개인 감정은 대의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한 채 유교적 규범과 도리를 강요받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공인으로서의 명예는 따랐겠지만, 개인이자 한 여자로서의 왕비의 삶은 결코 행복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세종대왕의 둘째 며느리였던 정희왕후에서 보듯이 왕비로서 유교 규범에 맞게 모범적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교 군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과 그의 부인이었던 소헌왕후는 유교적 가르침을 매우 강조했으며, 때문에 시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첫째 며느리 휘빈 김씨는 가차 없이 내침을 당했다. 그러한 과정을 지켜보아야 했던 정희왕후는 남편 수양대군의 여성 편력에도 침묵하고 엄격한 유교 규범으로 자신을 억누르며 살얼음판 같은 긴장의 세월을 살아야 했다.
왕비들은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자태를 곧게 갖추어 도도한 위엄을 과시했지만 그녀들의 내면에 도사린 열정과 욕망은 누구 못지않게 강렬했다. 왕비는 왕의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는 듯 보이지만, 때론 자신과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갖은 계략과 음모를 꾸미는 데도 서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신덕왕후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이성계의 경처로 혼인해 첫째 부인인 향처 한씨의 자식인 이방원을 거두어 자기 자식처럼 정성껏 교육했으며, 남편의 권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개경의 명문가와 사돈을 맺고, 남편의 정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정몽주를 암살하는 모의에도 적극 개입했다. 또한 정치판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남편을 붙들어 안심시키고, 자신이 낳은 아들을 세자로 세우기 위해 방원을 인정사정없이 내치기까지 했다. 비록 방원과의 불화로 죽어서는 철저히 버림받았지만, 그녀는 살아생전에는 최고의 권력을 쥐기 위해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조선의 첫 왕비였다.
왜곡된 왕비, 외로운 왕비 ―“왕자와 결혼한 신데렐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럼… 궁으로 들어간 조선의 신데렐라도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흔히 왕비 하면 ‘신데렐라’를 떠올리기 쉽다. 운 좋게 왕자를 만나 최고의 영광을 차지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던 신데렐라를 조선에서 찾자면 왕비들이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조선의 신데렐라도 동화 속 신데렐라처럼 행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에 등장하는 왕비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아니, 불운하고 비참했다. 여성으로서 최고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갖은 암투와 질시가 난무하는 궁궐에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던 듯하다. 매순간 긴장하며 살아야 했고, 후궁들과 경쟁하며, 자식과 친정을 위해 권력과 결탁하기도 했다. 또한 정쟁의 한가운데서 피비린내를 감내해야 했고, 남편인 왕과 목숨을 걸고 맞서기도 하는 등 한시도 편안할 틈이 없었다.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생모, 그리고 『한중록』의 저자로 잘 알려진 혜경궁 홍씨의 삶은 지독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열 살의 어린 나이에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힘들게 익혀야 했던 엄한 궁중 법도, 예민하고 감정 조절을 못하는 시아버지 영조와 우울증과 화병으로 시달리던 남편 사도세자의 극심한 갈등과 불화, 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편을 버리고 아들을 택해야 했던 심정, 뒤주 속에서 죽어간 남편의 비참한 최후, 궁중의 갖은 암투와 시샘 속에서 마침내 대비에 오르기까지…… 한 여인의 삶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버거운 파란만장한 삶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역사적 사실로 나열하는 것에서 그치는 대신 역사적 질곡을 넘는 순간순간의 갈등과 심리를 마치 청진기를 들이대듯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역사 속 왕비들의 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신명호 교수의 유니크한 시도! ―사료 속 기록들을 꿰맞추어 재구성한 왕비 중심의 역사 기술
우리는 남성 중심의 시각으로 기술된 역사에 익숙하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정치·사회 영역이 남성들의 주무대였던 만큼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남성들과 행보를 함께하며 제 모습을 드러냈던 여성들이 있었다. 물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왕비가 조선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역사 속 여성 연구가 심심찮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기까지 학자들은 부족한 사례의 한계에 부딪혀야 했다. 모든 분야가 그러하겠지만, 여성의 역사는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서 훑고 지나가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까지 쉽게 보지 못하고 고민하며 파헤친 가치 있는 성과물이다.
『조선왕비실록』 역시 그렇게 탄생했다. 이 책은 역사 기술의 관점을 왕에서 왕비로 바꿈으로써 남성의 역사인 『조선왕조실록』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왕비들의 자리를 찾아주고자 시도한 성과물이다. 왕실 문화를 전공한 역사학자인 신명호 교수는『조선왕조실록』은 물론 행록과 행장, 묘지명에 이르기까지 7명의 왕비에 관련된 크고 작은 기록들을 섭렵하고 아귀를 맞추어 역사 속에 복원해냈다. 특히 왕비에 대한 자료가 태부족한 현실에서 각종 문헌의 행간까지도 세밀하게 짚어내어 역사적 큰 줄기 안에 정교하게 직조해낸 저자의 섬세함이 놀라울 정도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왕비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녀들의 깊은 속내까지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역사 읽기의 시작 ―『조선왕조실록』, 그 절반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조선왕조실록』을 왕비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한 독특한 컨셉의 이 책은 역사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왕비들의 내면 세계까지 상세히 파고들어가 역사적 사실과 연결고리를 지어내는 저자의 탁월한 입담은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선사할 뿐 아니라 읽는 재미도 한층 더해준다.
이 책에선 왕비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왕비가 되기 전의 어린 시절 성장 환경과 친정의 가문 배경까지 연결시켜 한 여성의 일생을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보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실록에서 소외되었던 왕비의 존재와 그 자리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왕비가 주요 역사 현장 어디쯤에 서 있었고 또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존재감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역사 속에 남겨진 결과만이 아닌 그러한 결과의 원인까지도 폭넓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엄격한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에서 거의 모든 공은 당연히 남성, 특히 이 책에서는 왕들에게 귀속되어야 했던 탓에 왕비들은 실제 활약상에 비해 가치 폄하된 것이 사실이다. 역사에서 왕비는 분명 존재했음에도 그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그 때문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신명호 교수가 역사에서 외면당한 왕비들의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비단 이 책에서는 7명을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이러한 색다른 시도가 자극이 되어 앞으로 보다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남성들만의 언어로 씌어진 반쪽짜리 역사, 그 절반의 역사를 채워줄 새로운 역사 읽기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조선왕비실록』을 재미있게 읽기 위한 팁 몇 가지!
―이 책의 마지막 ‘명성황후 민씨’ 편에서는 조선시대에 왕비가 되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간택되어 입궐하기 전 궁중 생활을 훈련받는 모습, 혼례 장면, 입궐하여 왕과 함께 생활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궁중 생활과 왕비의 삶을 이해하는 또 다른 통로를 제공한다.
―『조선왕비실록』과 관련하여 최근 극장가에 개봉한 영화 한 편이 눈에 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바로 그것이다. 오스트리아 공주로 태어나 프랑스의 왕비가 되어 비운의 삶을 살았던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조선의 왕비들이 살았던 생애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조선왕비실록』은 왕비의 진면목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북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아하고 우아한 겉모습과 달리 그 이면에 감춰진 불꽃같은 욕망을 표현하고자 강렬한 색을 사용한 본문 디자인은 이 책을 읽는 데 또다른 재미를 선사해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