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한문력’이란 무엇인가
‘한문력’으로 서양문명의 본질을 꿰뚫은 다카스기 신사쿠
일본의 장래를 정확히 예견한 이시바시 단잔
한문으로 사고력을 단련한다
제1부 내면과 외면
1장 ‘나’라는 기적을 음미해보라
인간으로 태어난 행운
전 우주에 필적하는 나의 가치
2장 나는 타인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은 눈이 아니라 뇌로 세계를 본다
나와 타인은 서로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를 이해받지 못하는 괴로움
3장 현실과 환각은 어디까지 구별할 수 있는가
배양조 속의 뇌
나비의 꿈
하인과 부자의 꿈
자신이 원하는 대로 꿈을 꾸는 기술
마음을 둘러싼 선문답
4장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
형식지와 암묵지
암묵지를 읽는다
5장 매력과 공포의 비밀
매력이란 ‘미완성’의 힘
이 세상에 실재하는 것은 모두가 혼돈스럽다
예술작품이 실물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이유
뇌는 진짜를 싫어한다
제2부 저승과 이승
1장 사후 세계는 있는가
기지·미지·불가지
귀신이 없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다
어두운 분위기가 감도는 한대의 시
귀신은 약자의 패자부활전
2장 죽은 자를 두 번 죽여서는 안 된다
신심이 깊은 남자의 우화
귀신을 공경하되 그를 멀리하라
3장 태어남의 신비, 죽어감의 의미
‘죽음’과 ‘성’은 표리일체
부모 죽고, 자식 죽고, 손자 죽는다
사람은 죽더라도 우주 밖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생명은 이 별에서 순환한다
4장 늙는다는 것
짧은 인생
천지는 만물의 역려
부처라 해도 죽음을 면할 수는 없다
나이는 먹어도 늙지 않는다
5장 우바스테야마(?捨山)와 이십사효(二十四孝)
부모보다 먼저 떠나는 불효는 가장 큰 죄
부모의 상은 3년
제3부 자연과 우주
1장 대자연의 법칙
자연은 편애하지 않는다
성인과 로고스
인간은 자연의 중심에 있는가
한문의 이공계적 사고
2장 우주인의 눈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다
시공의 기본형은 나선형
우주의 광대함을 자각한 옛사람
우주를 향한 물음
3장 추이의 감각
찰나멸·찰나생
‘작은 우리’ 하지만 무한한 존재
제4부 나를 살린다
1장 학문의 함정
잘못된 공부법은 역효과를 가져온다
출람지예
2장 교양교육과 전문교육
전문화와 세분화가 가져오는 폐해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인문계와 이공계
3장 리더의 조건
적재적소
전략·전술·전투술
리더의 인간적 자질
제왕학
천직을 갖는 것이 최선이라고는 한정할 수 없다
효율 제일주의의 함정
무용의 용
4장 세상에 나오다
권력의 힘을 이용한다
불세출의 천재는 고독하다
제5부 문명의 계략
1장 정치라는 이름의 괴물
천재보다도 무서운 인재
정치와 도덕
영웅적 미담과 정보 조작
2장 문명의 빛과 그림자br> 문명의 발달이 가져오는 불행
전쟁은 사소한 계기로 일어난다
너무 큰 죄는 벌할 수 없다
‘종합의 오류’라는 함정
인간이 만든 사물이 거꾸로 인간을 지배한다
3장 중국 고전의 전쟁론
근대 병기의 설계 사상과 한문
세계 최고(最古)는 최고(最高)인 동시에 최신(最新)이다
전쟁이라는 괴물과의 전쟁
끝맺는 말
“인생 대부분의 문제는 한문 고전 속에 답이 있다.” 한문 고전이 삶에 주는 힘!
근엄한 한문 고전을 친절한 생활의 조언자로 삼는다
이 책은 “사고를 단련하는 도구로서의 한문”을 읽고, 21세기의 제반 문제를 생각하기 위한 논설력의 단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쓰는 문장이라고 해봐야 고작 친구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 정도인” 젊은 세대의 논설력 저하를 우려하면서, 그를 극복하는 유익한 대안이자 길잡이로서 한문 고전의 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선조들의 한문 글을 풀어쓴 책들이 여럿 나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대적 문체를 구사하여 옛 책의 내용을 지금의 현실 속에 적극 부활시켜낸 것이 그 인기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 또한 그런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문 고전의 전체를 아우르되 우리 인생의 중요한 마디에 맛깔스럽게 연결시켜내는 힘은 다른 책에서 맛보기 힘든 이 책만의 미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문의 고전작품은 실로 방대하며 다종다양합니다. 그러나 “감히 단순화시켜 말한다면, 한문학이란 ‘나’로부터 출발하여 세계와 우주를 거쳐 마지막으로 또 다시 ‘나’로 귀착하는 장대한 문학체계입니다.”(19쪽) 그에 맞게 이 책의 장들은 ‘나’라는 사람의 “외면과 내면”에서 출발하여 “저승과 이승”, “우주와 자연”을 거쳐 “나를 살린다”로 돌아오고, 마지막으로 “문명의 계략”의 장에서 다시 한 번 한문 고전의 전체 성격을 정리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한문에 익숙한 세대는 물론, 한문에 위화감을 갖는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소구력을 갖습니다. 우리가 한 번쯤 고민해보았음직한 문제들을 뽑아내고, 그것의 답을 생각해내는 힌트로서 한문 고전을 골라 읽게 하는 솜씨가 여간 재미나지 않습니다. “고전의 실타래를 풀어 인생을 개척해가는 힌트를 얻는 것, 본래 교양이란 그런 것일 터”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야말로 술술 읽다보니 어느새 교양이 쌓이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한국에 소개되는 일본 저자들의 책이 대부분 경박단소(輕薄短小)한 것들이라 내심 신물이 난 독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목차는 번드르르한데 내용은 기실 그것이 그것이더라는 평이 많습니다. 이 책을 시장에 내보내는 시점에서 좀 우려되는 바가 있다면 그러한 선입견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10여 쪽만이라도 정독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그러한 책들과 차별된다는 것을 단박에 눈치 챌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또한 일본 작가의 경우, 특히 문사철을 장르로 하는 작품의 경우, 미리 그의 관점 내지 입장을 세세히 더듬어보아야 하는 것은 그의 주장하는 바가, 또는 속내가 우리의 현실과 미묘한 관련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 가토 도루는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극우보수주의자들과 분명히 선을 긋는 인본주의적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불편 없이, 가까이 읽을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해보는 이유입니다.
인생 대부분의 문제는 한문 고전 속에 답이 있다
누구나 생각해볼 만한 주제와 그 답의 힌트로서 적절한 한문 고전을 골라서 읽는 것,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주제들입니다.
“공부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몇 살일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
“내가 보는 세계와 타인이 보는 세계는 과연 똑같을까?”
“무슨 일이든 실제로 체험해보지 않으면 그것을 정말로는 알지 못하는 것일까?”
“실전을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욱 호전적인 주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명의 나를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귀여운 헬로키티의 얼굴에는 왜 입이 없을까?”
“묘지나 사당에 바치는 꽃을 죽은 자가 아닌 살아 있는 우리 쪽을 향해 놓아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자에게 잡힌 얼룩말 새끼를 보았다면 구해주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꾸고 싶은 꿈을 마음대로 꾸는 기술이 있을까?”
“영웅을 갖지 못한 나라가 불행한가, 영웅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불행한가?”
“사람은 천직에 종사할 때 가장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책은 논설력(논술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은 주되 결코 논설력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나'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시 ‘나’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여러 한문 고전을 섭렵하지만, 요소마다 편하고 재미있는 일화들로 채운, 잘 꾸며진 에세이입니다. 6개월간의 대학 교양과목 강의를 바탕으로 쓴 글이므로, 당연히 일반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게 씌어졌습니다.
<논어> <장자> <노자> <맹자> <몽구> <설원> 등 중국 고전이 주를 이루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서양의 고전도 심심찮게 인용, 비교되고 있습니다. 여러 일본 이야기들이 인용되는데, 한국의 독자들도 대체로 동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예들입니다. 그리고 헬로키티와 같은 캐릭터 인형의 얼굴에 입이 없는 사실로부터 “매력”의 본질을 설명하거나, 역사상 강력한 권력자들의 귀신이 없는 점에서 귀신의 존재란 약자들을 위한 패자부활전이라는 식의 재미있는 설명들이 무릎을 치게도 만듭니다. 큰 인생의 지혜와 소소한 생활의 상식들이 기승전결의 구성 속에 잘 어우러져, 한편의 교양 드라마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자고로, 필사와 낭독에 버금가는 독서법은 없다”고 하는데, 그러한 주옥같은 고전들을 찾아내는 길잡이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