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계 하나쯤 고장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태엽을 감으면 크고 작은 바퀴들이 서로 어울려 힘을 전달하고, 이에 따라 바늘이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하도 신기해 부속품을 하나둘씩 뜯어내다 보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1995년부터 4년 연속 세게 최고의 갑부에 등극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도 고장난 시계에 대한 추억 속에 산다. 그는 어릴 적 손에 붙잡히는 것은 무엇이나 뜯어보고야 마는 개구쟁이였다. 시계 역시 그로부터 온전히 남이 있지를 못했다. 무엇을 뜯어보려는 마음은 사물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호기심에서 발동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호기심은 무디어지게 마련이다.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비싼 물건들까지 뜯어보지 못하고, 하나둘씩 뜯어보기를 포기하는 순간 과학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호기심은 멈추고 만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비싼 물건들을 뜯어보지 않고 그 속을 들여다보는 법을 터득했다. 바로 매뉴얼(사용설명서)을 탐독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매뉴얼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고, 그것을 읽는다고 그 원리를 깨닫기란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그가 남과 다른 점은 호기심을 포기하지 않았던데 있다. 하지만 이제 빌 게이츠의 방법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호기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 CD플레이어,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첨단제품은 물론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재들의 구조와 원리를 이 책은 속시원하게 뜯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폐는 종이일까, 제삿상의 칼로리는, 골프공이 곰보인 까닭은, 무인도에서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등 엉뚱한 호기심도 풀어본다, 아하! 과학에 대한 조용한 감탄사를 이 책을 보면서 다시 울려보자.
중고단행본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