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연극사이트에 있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손정섭의 칼럼 중, 작게 하나 올려져 있는 글이 있는데, 그 글이 이 책을 제작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그의 글에서 김남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 그리고 새로운 행동론 제안이 바로 그것이었다. 김남일 증후군. 이제 너무 거대해져 버린 김남일 팬층. 그리고 그에 대한 우려. 폭발적인 인기에 김남일 자신도 많이 부담스러워 평범한 사람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이 책은 김남일 개인의 신격화를 위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월드컵으로 촉발된 국민적 단합 모습을 다각적인 모습으로 분석하고, 그에 더해 김남일의 플레이 스타일을 사회 각 분야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말하자면, 김남일 평전이다. 그러므로 과열된 김남일 현상을 진정시키고, 김남일로부터 받아야 할 것들, 그리고, 김남일로 인해 야기된 것들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양소로 주입해야 될 지에 대한 고찰서로 보면 되겠다.
특히, 김남일 개인 선수의 신체와 사고,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팬층의 기호와 왜 그들이 팬이 되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 책의 백미이다. 세상을 무대로 보는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인 손정섭 특유의 비유는 퍽이나 독특하다. 그의 연극 작품 세계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문화 현상 진단은 스포츠와 예술문화를 잘 버무려 내놓은 적확한 문화론으로 보여진다. 역사 속의 축구, 그리고 그 속의 축구 스타들은 이제 현대 의식 흐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예고편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 사회와 우리의 민족이 변해 가는 궤적을 설명 하며, 앞으로 펼쳐질 월드컵 이후의 대한민국 처세론을 명료히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표현처럼 김남일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발전적 인간형으로 잘 그리고 있으며, 결국은 김남일로부터 분출된 희망의 기운을 같이 나눠 갖고 좀더 역동적인 한국인이 되자는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연예인 팬과 운동선수 팬은 다르다. 연예인은 인기를 지속적으로 몰아가야 하지만, 운동선 수는 그렇지 않다. 대중을 향한 몸짓보다는 자신의 기량 발전을 위한 피나는 자기 수련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마지막 장에는 운동선수 김남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팬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편지로 끝을 맺는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