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락방
2. 관객
3. 광인천하
4. 길
5. 철새는 날아가고
6. 어떤 모녀
7. 신데렐라 연구
《다락방》은 1991년 월간 〈문학정신〉으로 등단한 소설가 양태석이 13년 만에 펴낸 첫 창작집이다. 일찍이 탁월한 심리묘사와 안정적이고 객관적인 서술로 주목받아온 작가인 점을 감안하면 첫 창작집 발표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양태석의 절제되고 잘 짜여진 문체는 감각적이고 현란한 수사로 가득 찬 여타의 소설이 표현해 내지 못하는 깊고 묵직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성장소설이라고 할 본격적인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은 국내 문학의 현실에서 양태석의 등장은 크게 환영받을 만하다. 그의 등단작인 〈신데렐라 연구〉 등의 작품을 보면서 소설가 최인훈과 윤흥길은 그에 대한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표제작인 〈다락방〉(중편)은 시간의 장막을 들추고 세계와 인간 삶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소년의 의식 성장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퀴퀴하고 음습한 다락방은 성장기 소년의 의식이 태어나고 자라는 또 하나의 자궁이다. 이 시원의 공간에서 주인공은 난생처음 죽음을 인식하고 죽음을 겪으면서 성장한다. 이러한 성장은 하나의 독립적인 사건에 기인하기보다는, 명료하게 분절되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기존의 성장소설들과 양태석의 성장소설을 구분짓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양태석 문학의 주된 흐름은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곳곳에 침투해 있는 우울한 비관주의이다. 그 쓸쓸함과 적막함의 한편에는 주체적 시각의 견지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근본적 회의가 담겨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짙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그 우울한 비관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인관 관계의 지속성에 관한 근본적인 회의이다. 양태석의 소설은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관계,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관계가 아닌 어둡고 절망적인 관계가 주를 이루며, 그러한 관계조차 일시적이다.
이 밖에도, 보고 읽고 꿈꾸기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한갓 객체의 자리로 밀려난 작가의 이야기인 <관객>, 이 세상이 비정하고 비정상적인 광기로 가득 차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광인천하>, 시간과 공간의 착종 상태에서 질서를 상실한 인간의 의식을 다룬 <길>, 암울한 시대의 폭력에 희생된 가족의 비극을 냉정한 시각으로 서술한 <어떤 모녀>, 성장기 소년의 의식 성장과 상실의 과정을 다룬 <신데렐라 연구> 등 총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