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손자의 정감 넘치는 대화를 바탕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새롭게 일깨워 주는 이스라엘 작가 타말 버그먼의 Everyone Was Once a Child를 원작으로 한다. 그동안 좋은 어린이책과 그림을 고민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끝지>의 작가 이형진이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정감어린 교감을 엷은 브라운톤의 맑은 수채화로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아 모든 것을 할아버지에게 묻고 의지하는 로디와 늘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는 할아버지는 함께 누에 키우기를 한다. 누에 키우기가 마냥 신기하기만 한 로디는 끊임없이 할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지며 하나하나 궁금함을 풀어 간다.
누에알은 지루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아 애벌레가 되어 뽕잎을 먹고 자란다. 다시 누에고치가 되고 누에나방이 되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그리고....
누에의 일생을 지켜보던 로디는 순간, 우리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죽음'의 실체를 접하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매달린다. 늘 옆에 있을 것 같은 든든한 할아버지와도 언젠가 이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할아버지는 로디가, 죽음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길 바란 것이다. 로디와 할아버지의 기본 이야기 사이에 삽입된 누에 키우기에 처음엔 "왜?"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로디가, 아니 어린 독자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마음의 상처 없이 깨닫게 되는 계기로서 무리없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요즘의 어린 독자들에겐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누에 키우기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흥미를 더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