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샘이의 봄
2. 동쪽나라 임금님
3. 하늘나라 기차
4. 무명암
5. 붕어빵 아저씨의 겨울 이야기
6. 내 첫 운동회
7. 우산을 가진 사람
8. 용두사 이야기
9. 새벽을 기다리는 해
<마고할미는 어디로 갔을까>에서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세계와 우리 신화를 접목시켜 풀어내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 ?내용으로 선택한 책?이라는 호평을 받은 작가는 새 창작집 <하늘나라 기차>에서도 특유의 따뜻함과 서정성을 잃지 않는다. 전작에서 우리 신화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재구성해 보여주었던 저자는 이번 창작집에서 마치 전래동화처럼 친숙한 이야기들로 다시 한번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창작집은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좋은 이야기들로 묶여 있다. 표제작인 〈하늘나라 기차〉는 기차를 타고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찾아가는 아이와 승무원 아저씨의 이야기이다. 엄마를 잃은 슬픔보다는 하늘나라로 찾아가면 엄마를 만날 거라는 아이의 기대와, 그러한 아이가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하지만 이내 그 순수함에 동화되는 승무원 아저씨의 모습은 꿈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다름아닌 ?순수?를 잃지 않는 데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하늘나라 기차>에는 어린이와 어른들의 따뜻한 교감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실려 있다. 어른들은 때로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기도 하고(동쪽나라 임금님), 하늘나라 역이 있다고 믿는 순수한 아이의 생각을 TV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거라며 어른들의 잣대로 재단하기도 한다(하늘나라 기차).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을 해코지하기도 하고(무명암, 붕어빵 아저씨의 겨울 이야기), 가뭄에 음식을 얻어먹다가도 더 이상 얻어먹을 게 없게 되자 ?그럼 그렇지. 그깟 걸승이 무슨 부처라고.? 하며 냉정하게 뒤돌아선다(용두사 이야기). 하지만 결국 편편의 작품을 아우르는 것은 순수함을 바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이루는 방법이라는 작가의 믿음과 기대이다. 이외에도, 떠나기 싫어하는 겨울바람 꽃샘이의 눈으로 꽃샘추위를 표현한 〈꽃샘이의 봄〉이나 마치 운동회날 아이의 일기를 몰래 들여다보는 듯 웃음이 절로 머금어지는 〈내 첫 운동회〉 등 총 아홉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1. 꽃샘이의 봄
겨우내 즐겁게 지내던 꽃샘이는 봄이 되자 여기저기서 그만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심통이 난 꽃샘이는 찬바람이 불어 갓 핀 아기 개나리를 감기에 걸리게 하고 눈을 내리게 하는 둥 심술을 부린다. 결국, 지금 떠나야 다시 올 수 있다는 해님의 말을 받아들인 꽃샘이는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떠난다.
2. 동쪽나라 임금님
어둠을 무서워하는 동쪽나라 임금님은 신하를 시켜 서쪽으로 가서 지는 해를 기다렸다가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몇 달이 지나도록 병사들은 돌아오지 않고, 임금님의 명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한 소녀가 임금님을 찾아온다. 낮에 일을 하는 해도 밤에는 쉬어야 한다는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밤하늘의 별과 이야기를 나눈 임금님은 소녀와 친구가 되고, 병사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
3. 하늘나라 기차
한 아이가 엄마를 찾아 하늘나라 역에 가겠다고 혼자 기차를 탄다. 승무원 아저씨는 아이가 꿈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워 함께 자리에 앉아 기차를 타고 간다. 아저씨가 깜박 잠이 든 사이, 아이는 기차에서 내린다. 허겁지겁 아이를 따라 내리던 아저씨는 아이가 말하던 풍경과 똑같은 모습의 역사를 보고는 깜짝 놀라고, 그후부터 그 역을 ?하늘나라 역?이라고 부르게 된다.
4. 무명암
아이가 없는 장목수와 샘골댁은 무명암에서 기도를 드리고 아이를 갖게 된다. 기쁜 마음에 장목수는 나무불상을 정성스레 깎아 바친다. 부잣집 최대감네도 무명암에 황금불상을 바치고 기도를 드려 아이를 갖게 된다. 그러나 태어난 샘골댁네 아이는 귀머거리였다. 최대감은 무명암에 불상이 두 개라 그런 거라는 사람들의 말에 나무불상을 몰래 훔쳐내 묻어버린다. 하지만 최대감네 아기씨 역시 장님이었다. 세월이 흘러, 장목수네 아들과 최대감네 아기씨는 혼례를 치르고, 초롱초롱한 눈과 맑은 목소리를 가진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5. 붕어빵 아저씨의 겨울 이야기
아파트 입구에서 붕어빵을 파는 아저씨는 다른 날보다 장사가 안 되자 주변을 살펴보다 맞은편에 군고구마 장수가 와서 장사를 하는 것을 보고 대뜸 화가 난다. 붕어빵 아저씨가 군고구마 장수를 윽박지르자, 군고구마 장수도 지지 않고 맞선다. 손님이 뜸해진 시간, 군고구마 장수는 붕어빵 아저씨를 찾아와 겨울이 되어 일자리는 없고 당장 살길이 막막해진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한다. 붕어빵 아저씨는 군고구마 장수를 위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반죽을 그대로 둔 채 하루 장사를 끝낸다.
6. 내 첫 운동회
시골에서 할머니와 살다 서울에 올라와 첫 운동회를 맞은 민영이는 설레기만 하다. 하지만 언니는 운동회가 재미없다며 시큰둥하다. 마지막 순서인 이어달리기. 이어달리기 주자인 민영이는 있는 힘껏 뛰다가 신발이 벗겨져 버린다. 신발을 주워 신고 뛸 때까지 상대편 주자도 뛰지 않고 기다려준다. 운동회는 졌지만, 기다려준 채연이와 민영이는 친구가 된다.
7. 우산을 가진 사람
구둣방을 하는 김씨는 몸이 불편하지만 정성스럽게 구두를 닦아준다. ?내?가 김씨네서 구두를 닦은 어느 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난감해하는데 김씨가 낡았지만 깨끗이 손질한 우산을 내민다. 집에 와서 ?나?는 아내에게 김씨가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한 이야기를 들으며, 김씨야말로 우산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8. 용두사 이야기
긴 가뭄으로 양식이 떨어진 웃골은 용두사 걸승이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덕에 목숨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나마 있던 양식도 떨어지고, 사람들은 더 이상 용두사로 올라오지 않는다. 마당에 커다란 솥을 걸어놓고 쉴새없이 기도를 하던 스님은 물이 펄펄 끓는 솥으로 뛰어들고, 용두사 기둥머리에 조각되어 있던 기둥에서 빠져나와 스님을 따라 솥으로 곤두박질친다. 그때부터 비가 퍼붓기 시작하고, 가뭄은 끝난다.
9. 새벽을 기다리는 해
몸이 아픈 보라는 할머니와 단둘이 지하 셋방에 산다. 해는 보라에게 따뜻한 햇살을 보내고 싶지만 지하 셋방에는 닿을 수가 없다. 실망한 해는 신을 찾아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한다. 신은 해에게,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해를 품고 산다며, 하늘의 해를 보며 보이지 않는 자신의 해를 떠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해는 신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모처럼 새벽을 기다린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